태평양 북서부의 기후테크(Climate Tech) 스타트업 판탈라사(Panthalassa)가 피터 틸(Peter Thiel)이 주도한 시리즈 B 라운드에서 1억 4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판탈라사는 파도 에너지로 구동되는 해상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AI 인프라 수요 폭증과 청정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공략하는 접근이다.
육지 기반 데이터센터는 심각한 병목에 직면해 있다. 전력망 용량이 부족하고, 대규모 부지 확보가 어려우며, 냉각에 필요한 수자원도 제한적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 AI 인프라에 7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지만, 돈만으로 물리적 제약을 해결할 수는 없다. 판탈라사의 해상 데이터센터는 이 병목을 근본적으로 우회한다. 바다 위에서 파도 에너지로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해수를 이용해 자연 냉각까지 해결하는 구조다.
피터 틸이 이 라운드를 주도한 것도 의미가 크다.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이자 팔란티어(Palantir) 회장인 틸은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는 기술에 집중 투자해 온 인물이다. AI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해상 데이터센터를 선택한 셈이다. KKR 같은 대형 사모펀드도 디지털 인프라 투자에 본격 진입하고 있어 AI 인프라 경쟁이 육지를 넘어 바다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파도 에너지 발전 기술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안정성과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AI 수요가 기존 인프라의 한계를 압도하는 현 상황에서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판탈라사가 실제로 바다 위에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성공한다면 AI 인프라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