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의 프라이어 랩스(Prior Labs) 인수의 상세 내용이 테크크런치(TechCrunch)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거래는 “거의 전액 현금” 방식으로 5억 달러를 훌쩍 넘는 금액이 선불로 지급됐다. 프라이어 랩스는 프랑크 후터(Frank Hutter), 노아 홀만(Noah Hollmann), 사우라즈 감비르(Sauraj Gambhir)가 설립한 회사로 창업한 지 불과 1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SAP는 여기에 4년간 총 €10억(약 $11억 6천만)을 추가 투자해 엔터프라이즈 구조화 데이터에 특화된 AI 연구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프라이어 랩스의 핵심 기술은 TabPFN 모델 시리즈다. 표(table)와 데이터베이스 같은 구조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특화된 AI 모델로 누적 3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대부분은 스프레드시트, ERP 데이터베이스, CRM 테이블 등 구조화된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텍스트에 강점을 보이는 것과 달리 TabPFN은 이런 정형 데이터 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SAP의 방대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와 결합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테크크런치 보도 제목에는 SAP가 네모클로(NemoClaw)에도 동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NemoClaw는 프라이어 랩스의 연구 성과 중 하나로 SAP 플랫폼에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18개월 된 스타트업에 수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10억 유로 이상을 추가 투자한다는 것은 SAP 경영진이 구조화 데이터 AI의 잠재력을 그만큼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7000억 달러에 달하는 시대에 SAP는 하드웨어가 아닌 연구 역량에 집중 투자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택했다. 팔란티어(Palantir)가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며 엔터프라이즈 AI 수요가 실제 매출로 전환되고 있음을 증명한 시점과 맞물려 있어 SAP의 베팅이 더욱 의미 있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