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TSMC에 이어 아시아 기업으로는 두 번째이며, 한국 기업 최초의 기록이다. AI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 사업부의 실적이 급등한 것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High Bandwidth Memory)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마진이 동시에 상승했다.
삼성의 1조 달러 돌파는 AI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빅테크 기업들은 2026년 한 해에만 7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폭스콘(Foxconn)의 AI 서버 부문 매출이 아이폰 부문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에서 보듯 공급망 전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은 HBM 양산 능력과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으로, 이 전환기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삼성의 AI 관련 행보는 반도체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은 AI 글래스를 개발 중이며 2027년까지 RA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초과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삼성의 실적 호조가 단기 현상이 아님을 시사한다. AI 서버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 삼성이 1조 달러 기업 반열에 올라선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지만,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속도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