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도시 교통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블룸버그가 3월 18일 정반대 시나리오를 다뤘다. 로보택시가 대거 도로에 깔리면 교통체증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핵심은 ‘데드헤딩(deadheading)’, 즉 승객 없이 도로를 달리는 시간이다. 로보택시는 다음 손님을 태우러 이동하거나, 주차 요금을 피하기 위해 목적지 없이 시내를 순환한다.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피로를 느끼지 않는 로보택시는 이 행동을 훨씬 더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다.
로보택시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웨이모(Waymo)는 2026년 말까지 주당 100만 회 이상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도쿄에서는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가 우버(Uber), 닛산(Nissan)과 손잡고 파일럿 운행을 준비 중이다. 도심 도로에 자율주행 택시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에 가깝다.
문제는 수요 구조다. 로보택시가 편리하고 저렴해질수록 버스와 지하철 이용자들이 로보택시로 전환한다. 대중교통은 수백 명을 한 번에 실어 나르지만, 로보택시는 한 번에 한두 명이다. 같은 수의 사람이 이동하더라도 도로 위 차량 수는 늘어난다. 교통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전환 효과로, 자율주행 기술이 도로 용량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시 교통 계획 전문가들은 혼잡세와 운행 규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런던이나 스톡홀름처럼 도심 진입 차량에 요금을 부과하거나, 빈 차 순환 운행에 별도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로보택시에 특화된 규제 체계를 갖춘 도시는 아직 거의 없다. 기술은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지만, 도시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