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이 AI 데이터센터 프로세서의 첫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모바일 AP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퀄컴이 클라우드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신호다. 현재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은 엔비디아(NVIDIA)가 80% 이상의 점유율로 지배하고 있으며 AMD가 뒤를 잇는 구도다. 퀄컴은 이 판에 세 번째 도전자로 이름을 올렸다.
퀄컴의 강점은 모바일 AP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전력 효율 기술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이 기술은 유의미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동시에 퀄컴은 2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모바일 중심에서 클라우드 AI로의 전략적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주주 가치를 병행하겠다는 메시지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벽은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선다. 엔비디아는 GPU뿐 아니라 CUDA라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장악하고 있어 개발자와 기업이 쉽게 이탈하기 어려운 구조다. 퀄컴이 칩 성능만으로 시장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구글의 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움(Trainium)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체 칩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퀄컴이 첫 대형 고객이라는 교두보를 발판 삼아 얼마나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