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기들은 중동에서 경유하며 연료를 보충하는 루트를 써왔는데, 전쟁으로 이 경유지가 막히면서 항공사들은 직항으로 전환했다. 직항 노선에서는 추가 연료를 더 많이 실어야 해 화물 적재 공간이 줄어들고, 그 결과 글로벌 항공화물 용량이 약 9% 감소했다. 물류 기업 DSV가 집계한 수치다.
운임은 가파르게 올랐다. 상하이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항공화물 운임은 2025년 4분기 kg당 4.20에서 5.50유로 수준이었지만, 2026년 초에는 6.50에서 8.50유로로 뛰었다. 35에서 60% 인상이다. 용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화물 수요가 유지되니 운임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입 기업들의 대응은 제품 가치에 따라 엇갈린다. 고부가가치 첨단 칩을 들여오는 기업들은 납기를 지키기 위해 높아진 운임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다. 반면 저가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은 현재 보유한 재고로 버티면서 운임이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중동 정세가 언제 안정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대기 전략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