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분쟁이 3주차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월 4일부터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인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LNG가 아시아로 빠져나가는 핵심 통로다.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약 90%를 생산하는 TSMC가 위치한 대만이 이 봉쇄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며, 이 중 상당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한다. 현재 대만의 LNG 비축량은 외부 수입이 완전히 끊길 경우 약 11일을 버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 팹(fab, 반도체 생산 공장)은 전력 소비가 극도로 높아, 에너지 공급이 흔들리면 생산 라인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
에너지만이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헬륨 공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카타르로의 접근로도 차단됐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냉각과 불활성 환경 조성에 쓰이는 대체 불가 소재로, 공급이 줄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TSMC 측은 “즉각적인 운영 영향은 없다”며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의 시선은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쏠려 있다.
에너지 리서치 기관 우드 맥킨지는 기본 시나리오로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약 2개월간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고, 5월 말께 카타르 생산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스마트폰, PC,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연쇄적으로 수급 불안이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