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퀄컴(Qualcomm)이 13% 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악의 단일 거래일을 기록했고, 인텔(Intel)은 8% 떨어졌다.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와 스카이웍스 솔루션즈(Skyworks Solutions)도 6% 이상 하락했으며, iShares 반도체 ETF(SOXX)는 5% 빠졌다. 반도체 섹터 전체가 동반 하락한 것이다.
직접적 원인은 거시경제 충격의 동시 발생이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8%로 시장 예상치 3.7%를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하다는(sticky) 신호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켰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위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에너지 비용 부담까지 가중됐다. 고금리와 고유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미래 수익에 민감한 고성장 기술주가 집중 타격을 받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 반도체주는 AI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랠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ARM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퀄컴은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 진입을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AI 수요 자체는 여전히 건재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유가라는 거시 변수가 밸류에이션을 한꺼번에 눌러버린 양상이다. 반도체 기업의 펀더멘털과 시장 심리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빠르게 좁혀질지가 향후 반도체 섹터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